(서울=뉴스1) 정희진 기자,박은정 인턴기자 = 한 중국 유튜버가 지난달 29일 ‘대륙 무인기에 놀란 대만 병사들’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 속에는 대만의 군 기지가 담겼는데요. 병사들의 움직임도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계단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대만 병사들의 모습도 담겼는데요. 머리 바로 위에서 드론이 이들을 찍고 있는데도 한참을 눈치 채지 못 합니다.
그러다 몇몇 병사가 고개를 들어 드론을 발견했는데요. 화들짝 놀라 자리를 피하는 병사들이 있는 반면, 단번에 상황 파악을 하지 못 한 채 멀뚱히 앉아있는 병사도 있었습니다. 도망가는 병사들의 당황스러운 표정도 선명하게 잡혔습니다.
영상이 촬영된 진먼다오 부속섬 얼단다오는 민간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군사기지인데요. 이곳은 대만 관할이지만 대만 본섬보다 중국에 오히려 더 가깝습니다. 중국 푸젠성으로부터 약 5km 이내 거리이기 때문에 군사용보다 이동 거리가 짧은 민간 드론도 출몰할 수 있었습니다.
대만 육군 진먼 방어지휘부는 중국 유튜버의 영상에 대해, 제2수비대가 수송과 하역을 수행하는 것을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론은 태양의 역광 방향에 위치해 있어 장교와 병사들은 육안으로 즉시 감지할 수 없었다고도 밝혔는데요. 대만 국방부는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위협 정도에 따라 자위권 원칙에 따른 대응을 하며 전반적인 안보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죠.
전문가들은 배후에 중국군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일환으로 대만군에 망신을 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작전이라는 것이죠.
지난 2022년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는데요. 같은 지역의 전방 초소에 중국 드론이 나타나자, 초소 아래에 있던 대만 병사가 총이 아닌 돌을 던지며 대응하는 모습이 공개됐죠.
이후 대만군은 향후 중국 드론이 나타날 경우 경고를 한 뒤, 무시할 경우 바로 사격해 격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영상이 찍히고 약 보름 후 침투한 중국 드론에 대해서는 실탄으로 경고 사격을 했죠. 또한, 대만군은 드론에 방해 전파를 쏘는 ‘안티드론건’을 대만 전역 45개 주요 기지에 배치했습니다. 중국 드론이 자주 나타나는 전략 지역 관할 책임자의 계급을 소령으로 높이는 등 방어력 보강에도 힘썼죠.
이렇듯 2022년 한 차례 망신을 당한 후 대만군의 대응은 바뀌는 듯 했으나, 또 다시 어리숙한 대처로 논란이 됐는데요. 대만 국방부는 일부 비이성적인 중국 네티즌의 유사 도발 행위가 자칫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대만의 항의에 대해 중국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중국 영토에서 중국 드론이 비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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