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내전중인 예멘 수도 사나의 한 학교 자선행사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70명 넘게 숨졌습니다. 구호금을 받으려던 군중이 고압선 폭발에 놀라 달아나다가 계단에서 엉키면서 사고가 났습니다. 보도에 황동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명과 고함 소리가 뒤엉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애써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자선행사가 생지옥으로 변한 건 한순간입니다.
이슬람 축제인 라마단이 끝나고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앞둔 어제 오후.
예멘 수도 사나의 이 학교에서는 구호금을 나눠주는 자선 행사가 열렸습니다.
지역 상인들이 구호금으로 군중에게 5천 예멘 리알, 만 2천 원가량을 나눠주던 중이었습니다.
행사를 통제하기 위해 후티 반군 소속 군경이 허공에 쏜 공포탄이 전깃줄에 맞으면서 폭발했습니다.
폭발 소리에 놀란 군중들은 급히 좁은 계단을 통해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78명, 부상자는 3백 명이 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는 늘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은 참사가 발생하자 행사장인 학교를 봉쇄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조율 없이 행사를 주최했다며 관계자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압둘 아지즈 합투어 :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관계자가 법적 의무를 다해 이번 안타까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엄정 대응하겠습니다."]
예멘은 아랍 민주화 혁명 이후 최근 9년간 내전이 계속되면서 빈곤 상태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1인당 GDP가 639달러, 우리 돈 84만 원 수준으로 세계 198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구호금을 나눠주는 이번 행사에 더 많은 군중이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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