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초대석] 이종철 전 삼성의료원장 / KBS  2023.04.21.

[앵커]

국내 빅5 대형병원 중 한 곳을 이끌었던 화려한 경력의 의사가 5년 전 일흔 나이에 지역 보건소장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었죠.

바로 이종철 전 삼성의료원장 이야긴데요.

오늘 라인 초대석에선 50년 의료인생을 고향에서 마무리한 이종철 전 원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원장님께선 대학 교수에 삼성서울병원장 삼성의료원장, 이건희 회장 주치의까지 남 보기엔 좋은 길만 밟아오셨는데 2018년 갑자기 고향인 창원에 지역보건소장으로 지원하셨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으셨습니까?

[답변]

정년퇴임을 하고 나면 보건학을 한 번 공부해 봐야겠다, 보건학 중에서도 보건 정책이죠.

그걸 한번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으로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에 제가 유학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제가 유학 중 한창 화제가 되고 있었던 게 오바마 케어입니다.

그래서 그때 제가 받은 인상이 그러면 우리나라는 과연 공공의료가, 그런 저소득층의 공공의료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제가 보건소로 달려보고 간 이유이기도 하고요.

사실 창원이 제 고향입니다.

그래서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버킷리스트도 해결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앵커]

창원보건소장으로 일하시면서 퇴임이 예정됐던 2020년 1월에 국내 코로나 첫 환자가 발생합니다.

삼성서울병원장으로 계실 때 사스와 신종플루 대응을 지휘해 보셨지만 지역보건소는 여건이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어떻게 대처하셨습니까?

[답변]

그러니까 어떤 게 제일 먼저 저희들이 했냐고 한다면 아마 기억을 하실 텐데 드라이브 스루라고 해서 자동차를 자기가 운전하고 와서 거기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집에 가게끔 했으니까 얼마나 편리합니까.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와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고 빠른 시간 내 검사를 받을 수 있었죠.

[앵커]

그래서 임기가 2년인데 퇴임도 미루시고 계속 일하셨죠.

그만두시긴 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때 상황이 어땠습니까?

[답변]

아무래도 그렇죠.

사실은 저는 삼성서울병원장을 할 때 사스하고 신종플루를 경험을 했죠.

더욱이 심평원에 있을 땐 메르스도 경험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제가 가르쳐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뭐 다행히 잘 따라줬고 그리고 지역에 있는 의사들도 잘 협조를 해 줬고 그래서 저는 이걸 쳐다보며 느낀 게 그 민간의료와 공공의료가 협업하면은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구나란 생각을 가졌습니다.

[앵커]

원장님은 4년 정도 지역 보건소에서 일하신 게 되는데 지켜보시면서 현장에서 많이 부딪치고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보시기에 가장 부족한 부분, 그건 어떤 거였습니까?

[답변]

사실은 지금 현대의료의 트렌드는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환자들이 직접 그냥 같이 쉽게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그런 의료의 1차 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공은 없단 얘기예요.

지금 공공의 보건진료소 보건지소 하는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금같이 의료인력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공공의료의 1차진료는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게 제가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우리 현실이 지역에서는 전문의 한 명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속초의료원에서 응급실 전문의 한 명 연봉 4억 원에 모집 공고를 냈는데 최근까지도 못 구하다 최근에 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이렇게 의료 역량을 높이는 부분, 이건 어떻게 좀 해결을 해야 합니까?

[답변]

수가 체계를 바꾼다거나 의료전달 체계를 바꾼다거나 건강보험 제도를 바꾼다던가 하는 기본적인 제도와 시스템에 변화가 있어야지 문제가 해결이 되는 거지, 어느 하나의 문제를 땜질식으로 해결하는 건 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우리가 지방에 근무하는 사람들 내지는 보건소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곳에 가 있지 않습니까.

서울에 있는 대학교수들은 봉급도 많이 받고 명예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분들은 얼마나 힘듭니까.

거기에 대한 배려, 시민분들이 가져줄 수 있는 아량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원장님, 그러면 삼성서울병원에 계실 때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95년도에 기획실장으로 스카웃 되셨는데 당시 삼성서울병원이 생기고 나서 당일 진료라는 게 없었던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응급실엔 인턴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원장님께서 관행을 깨셨잖아요?

[답변]

동생이 재무부에서 근무를 하다 청와대 파견을 가 있었던 동생인데 국회 답변을 하고 저녁때 집에 돌아오는 우중에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그래서 근방 어느 대학병원에 옮겨졌는데 방금 얘기하신 대로 인턴이 보고 그 다음에 병실에서 당직근무를 하는 레지던트 1년차를 불러내려서 본 거죠.

저희한테 연락을 온 건 밤 10시~11시 사이에 사고가 나서 병원에 갔는데 수술이 들어가기는 다음날 아침 9시였습니다.

뭐 꼭 그 때문에 죽었다, 이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그동안에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일찍 수술할 수 있었으면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말 잘못된 의료시스템에 기인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아 이게 개인 의사로서 진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시스템에 대해서 참여해보는 게 나한텐 참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게 기획실장에서 시작하게 된 셈이죠.

그리고 두 번째는 환자 진료를 할 때 그때까지 그랬습니다.

환자가 내과 외과 방사선과 병리과를 찾아 돌아다녔죠.

정말 친절하자면 그 사람들이 모여서 환자를 봐주면 안되냐 이거죠, 그게 센터 진룝니다.

그걸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정말 진정한 의미로 환자한테 친절했음 좋겠다, 이 세 가지가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을 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50년 의사 생활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신 것 같은데 혹시 다음 목표가 있으십니까?

[답변]

지금 우리 의료는 엄청나게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virtual care 소위 가상의 진료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융합의료대학원이라고 성균관대학원 있습니다.

그 대학원에 나가서 진료하는 기법이죠.

어찌 보면 이런 부분들을 공부를 좀 하고 있습니다.

그런 툴을 사용해서 4차 산업혁명에서 쓸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든가 이런 툴을 사용해서 도와준다면은 진료에 훨씬 더 나은 기술을 익힐 수도 있고 내지는 그걸 이용하기 때문에 나와 환자가 대화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너무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종철 전 삼성의료원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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