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배영언 인턴기자 = 러시아군이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했으나 이곳에서 잃은 병력이 지난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잃은 것보다 더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러시아군이 지난해 가을부터 노렸던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차지했지만 ‘가장 비싼 희생’을 치렀다고 평가했다.
여러 친러시아 군사전문가와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의 사상자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군이 지난 1979년부터 10년 동안 이어졌던 아프가니스탄전보다 아우디이우카에서 더 많은 병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저명한 군사 블로거인 안드레이 모로조프는 18일 익명의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아우디이우카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최대 7천명의 병력 손실을 입었지만, 러시아군은 1만6천명의 병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전 당시 공식적으로 집계된 소련군 전사자는 1만5천명으로 알려져 있다.
모로조프가 전하는 정보들은 상당히 정확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아우디이우카에서 불필요할 정도로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인 러시아군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손실 규모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로조프는 이 정보를 공개한 후 크렘린궁으로부터 압박을 받아 이틀 만에 게시물을 삭제했는데, 그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뒤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NYT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전쟁에서의 사상자 수는 공격한 쪽에선 확대, 피해를 본 쪽에선 축소하려고 하기 때문에 실제 희생자 수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모로조프가 비판한 대로 러시아군은 군사적 손실 규모에 대해 ‘비정통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한 서방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다시 말해 러시아군은 다른 국가에 비해 전장에서 병력을 잃는 것에 대해 훨씬 둔감하기 때문에 작은 이익을 위해 큰 손실을 감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승리로 결론짓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우디이우카는 돈바스 내 가장 큰 도시인 도네츠크와 가깝기 때문에 이곳을 장악하기 위해 1만6천명이라는 인명손실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또 아우디이우카를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포병이 도시와 멀어져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고 러시아 후방 보급선에 대한 압박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포탄 부족 상황을 틈타 960km가 넘는 전선 전체에 계속해서 병력을 밀어 넣고 있다.
NYT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3배에 달하는 인구를 활용해 병력 면에서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며 미국의 원조가 없을 경우 우크라이나군에게 비관적인 2024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 군사 분석가 루슬란 푸호프는 "이러한 전략은 러시아군의 병력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우크라이나군에 다시 한 번 주도권을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푸틴 #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