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 2023년 04월 12일 — 음악치료 및 출판 전문기업 아트테라피가 오태규 소설가의 일기체 수상록 ‘아고니스트 당신 2014’를 출간했다.
◇ 작가의 말
‘아고니스트 당신’은 MB가 2008년 집권하자마자 내가 쓰기 시작한 일종의 난중일기(亂中日記)다. 10여 년 동안, 일테면 2017년 박근혜 정권이 붕괴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까지 매일같이 일어났던 일들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질풍노도시대’(疾風怒濤時代)를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낱낱이 증언해 놓았다. 오랜 고심 끝에 A4용지 3213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기록을 1년씩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서 열두 권을 차례차례 출간하기로 결심했다.
나에게 소설은 인내요, 시는 영감이요, 일기는 직관이었다. 나는 한사코 일기체로 글을 썼다. 일기는 직관이 논리와 형식 속에 숨어버리지 않고 내 생각과 느낌을 솔직히 털어 놓을 수 있고, 마치 환을 치듯이 사실에는 책임지지 않고 느낌에 보다 충실한 말을 쏟아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결국 자조문학(自照文學)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아고니스트 당신’이란 제목을 붙여놓자 부쩍 용기와 의욕이 샘솟았다. ‘아고니스트’(agonist)는 경연(競演), 갈등, 투쟁 등에 투신한 사람이나 문학작품의 주인공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내적 갈등으로 고뇌하는 사람’(a person who is torn by inner conflict)이란 뜻으로 썼다. 가장 위대한 아고니스트는 예수였다. 겟세마네에서 그의 고뇌에 찬 기도는 핏방울이었다.
내 글이 가끔 서사와 맥락이 없고 태깔만 고운 ‘추상덩어리’로 변질됐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자신이 시대와 인간에 대한 불평이나 터뜨리는 ‘게정꾼 혹은 싸움닭’으로 전락한 사람으로 느껴졌을 때 나는 살을 에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작가 의식은 기를 쓰고 인간과 사물에 반응했고, 이를 악물고 기록했다. 가장 하찮은 것, 가벼운 것, 발칙한 것, 어설픈 것, 맞갖잖은 것에서도 삶의 가치와 의미는 얼마든지 캐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이 살아 있는 역사적 증언이 소중한 ‘인간의 정신적 유산’으로 영원히 살아남기를 몽매에도 기원하고 있다.
작가가 성공하기 위해선 prodigy(재능) path-breaking(독창성) patron(후원자)등 3P가 필요하다는 게 평소 생각이다. 연비연비(聯臂聯臂)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기 바란다. 그동안 오로지 글만 쓸 수 있도록 나를 헌신적으로 도와준 아내 조정애 시인과 파리에서 10년 동안 ‘예술치료’를 공부하고 돌아와서 이젠 출판사를 차려서 ‘아버지의 책’을 내는 데 발 벗고 나선 딸 오나용에게 새삼 가족의 고마움은 느낀다. 이 책에 대해 못다 한 이야기는 ‘아고니스트 당신’을 집필하기 시작했을 때 썼던 프롤로그와 책 끝에 붙인 발문을 소개함으로써 대신하고자 한다.
◇ 발문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아고니스트 당신 2014년’를 출판하기로 결심한 것은 분명히 나에겐 시련과 고행의 시작이었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는 독백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A4용지 32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책 한 권으로 묶어내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모험과 도전’이었다. 퇴고(推敲)를 하는 데도 무진 애를 먹었다. 이를 악물고 완결했다.
· 아고니스트 당신 2008 204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09 204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0 264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1 220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2 320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3 306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4 326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5 293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6 301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7 272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8 329쪽
· 아고니스트 당신 2019 174쪽
위의 열두 권 중에서 ‘아고니스트 당신 2014’를 첫 번째로 출간하는 이유는 이렇다.
유난히 삿되고 지루했던 판박이 일상 속에서 내가 한 고독하고 나약한 개인으로 돌아가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고 성찰하면서 진실한 삶을 살아보려고 몸부림쳤던 한 해였기 때문이다. 3월의 ‘초평리 가는 길’에서 보듯이 각박한 현실속에서 유난히 방황이 많았고, 노상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고, 정년 후 처음으로 아내가 아침마다 출근했고 오후엔 퇴근하는 아내를 맞으러 내가 어김없이 종로로 나갔던, 그래서 고달팠지만 새로 연애를 하는 듯한 삶을 살았고, 4월의 ‘세월호 침몰, 참절비절(慘絶悲絶)’에서 보듯이 이 땅에서 통한(痛恨)의 세월호참사가 일어났고, 9월의 ‘팬덤이여 일어나라’ 11월의 ‘현대판 반달리즘’에서 보듯이 정치 경제 문화, 우리사회 곳곳에서 극도의 혼란과 정신적 황폐화를 목격했고, 요컨대 2014년은 나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한 해였다.
아내가 8월에 대장암수술을 받았다. 아내는 집념과 열정과 믿음으로써 마침내 암을 물리쳤다. 한사코 내가 관찰하고 기록해 놓은, 이 눈물겨운 인간승리의 이야기를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다. ‘아고니스트 당신’이 힘차게 비상(飛翔)할 수 있는 시절에 태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특히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로 끊이지 않던 그 비통하고 억울한, 반인륜적인 사건들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 책을 세월호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바치고 싶다. 비록 오늘은 비록 찬바람이 부는 벌판에서 뒹굴고 있지만 언젠간 반드시 자조문학의 금자탑으로 우뚝 서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많을 질정(叱正)을 바란다.
◇ 책 속으로
· 이 책에서 특히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로 끊이지 않던 그 비통하고 억울한, 반인륜적인 사건들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 책을 세월호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바치고 싶다. (‘발문’ 중에서)
· 아고니스트 당신은 MB가 2008년에 집권하자마자 내가 쓰기 시작한 일종의 난중일기(亂中日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일테면 2017년에 박근혜 정권이 붕괴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까지 매일같이 일어났던 일들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한 소설가가 ‘질풍노도시대’(疾風怒濤時代)를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낱낱이 증언해놓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 아고니스트 당신이 힘차게 비상(飛翔)할 수 있는 시절에 태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비록 오늘은 찬바람이 부는 벌판에서 뒹굴고 있지만 언젠간 반드시 자조문학의 금자탑으로 우뚝 서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발문’ 중에서)
· 2014년은 유난히 삿되고 지루했던 판박이일상 속에서 내가 한 고독하고 나약한 개인으로 돌아가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고 성찰하면서 진실한 삶을 살아보려고 몸부림쳤던 한 해였다. 특히 아내가 아침마다 출근했고 오후엔 퇴근하는 아내를 맞으러 내가 어김없이 종로로 나갔고, 그래서 고달팠지만 새로 연애를 하는 듯한 삶을 살았던 나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해였다. (‘발문’ 중에서)
◇ 작가 오태규(吳台圭) 프로필
전남 순천 출생이다. 조선대 법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문교부시행 영어교사시험에 합격했다. 한창때 순천고, 순천대, 단국대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자적(自適)했지만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82년 단편 ‘한려수도’가 월간문학소설신인상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에서 크고 비범한 것을 캐내고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다.
중단편소설집 ‘해동머리’(1983), ‘작은 불평의 천국’(1992), ‘물방울 하나의 기록’(2005), ‘종생기’(2008), 연작장편소설 ‘우시아로 가는 길’(2022), 장편소설 ‘친구 줄리앙’(2023), ‘광장의 눈’(2004), 수상록 ‘클럽방문기’(2021), ‘내가 버린 시대’(2010), ‘완벽한 구멍’(2018), ‘쾌적한 악몽’(1973), 전 20권의 일기체수상록 ‘아고니스트 당신’(2008~2019) 등을 발표했다.
오태규 작품이 주목을 받는 것은 작가의 개성인 문체, 언어에 서식하는 무한한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소설문장의 전범’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추리소설 기법의 치밀한 완결성과 쉬르풍의 실험적이고 탐미적인 작품성이 금상첨화(錦上添花)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설가 오태규는 ‘아고니스트 당신 2014’의 출간과 동시에 소설 ‘친구 줄리앙’을 출간했다.
– 출처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964997&sourceType=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