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다 디자인 해드릴게요" / KBS 2023.04.20.

가벼운 형을 받아주겠다는 마약 전문 변호사 광고.

어떻게 감형받을 수 있나, 전화로 문의해 봤습니다.

[법률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을 디자인같은 걸 좀 해야해요. 위에 있는 정보를 잘 이야기해서 수사 협조한다고 하면 재판부에서도 많이 고려하거든요."]

이런 수사 협조 차원을 넘어 의뢰인의 감형을 위해 마약사범 정보를 거래한 변호사가 적발됐습니다.

2020년 수감 중인 마약사범을 접견한 변호사 A 씨, "제보를 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의 마약 범죄를 알려주겠다", "경찰관이 접견 오게 하겠다"고 제안해 수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A 씨는 실제로 다른 의뢰인에게 들은 마약사범 연락처 등을 넘긴 정황이 드러나 기소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A 씨는 범죄자를 제보한 게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습니다.

[A 변호사/음성변조 : "마약사범은 누구든 고소나 고발이나 정보 제공할 수 있는 어떤 정당행위로 볼 수도 있어요. 아니 마약사범 많은데 신고 안 하는 게 오히려 좀 문제 아니에요?"]

또 다른 변호사 B 씨도 "다른 사람에게서 사들인 마약사범 제보로 형을 줄여주겠다"며 4,500만 원의 웃돈을 받았다가 1심에서 법정 구속됐습니다.

이런 거래가 이뤄지는 건 마약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 제보가 실제로 형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김민호/변호사 : "마약 사범이 수사기관에 협조할 경우 재판에서 굉장히 유리한 감경 요소예요. 다른 범죄와는 달리 수사 협조할 경우 상당한 선처를 받을 확률이 높고."]

마약 수사 협조와 형량 감경은 원래 이른바 ‘윗선’ 제보를 유도하기 위한 겁니다.

하지만 마약사범이 늘고 변호사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또 다른 ‘부당 거래’로 변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정현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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