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갓 넘긴 시각, 무인으로 운영되는 편의점 안으로 10대 남학생 두 명이 들어옵니다.
담배 진열대를 들춰보고, 잠겨있는 주류 냉장고도 힘껏 열어봅니다.
한참을 둘러보다 다시 담배 진열대로 향하더니, 한 명이 망을 보는 사이 담배 한 갑을 빼내 빠져나갑니다.
새벽에만 무인으로 운영한다는 걸 노린 겁니다.
직원이 없는 시간대에 계산대 안쪽으로 들어가면 경보음이 울리는데요.
학생들은 이 장치가 울리지 않게 계산대 바깥에서 담배를 훔쳤습니다.
이날 이후 3주 동안 편의점 CCTV에 찍힌 담배 절도만 5번, 모두 인근 중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편의점 점주/음성변조 : "숫자가 차이 나는 부분들이 있어 가지고 돌려 봤다가 이제 무인 운영 시간대에 이제 절도를 하는 상황을 (봤어요)."]경보 장치는 피했지만, CCTV에 절도 장면이 고스란히 찍힌 탓에 며칠 만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틀 새 담배를 3번 훔친 한 학생은 검찰에 넘겨졌고, 다른 학생들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호기심에 그랬다고 하니까 절도는 맞지만 이게 둘이 사전 공모가 있었는지, ‘훔치자’고. (이런 걸) 보려고요."]편의점부터 아이스크림 가게, 카페, 세탁소까지… 무인 점포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덩달아 무인 점포를 노린 절도도 늘어,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 3개월간 6,300건을 넘었습니다.
하루 평균 13건꼴입니다.
점포마다 CCTV를 확인해 사후 신고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일부 매장은 고육지책으로 경찰 등신대나 양심 거울 설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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