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보조원으로 일하며 틈틈이 그림을 그려 독일의 저명한 국립대학 정교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화가 노은님. 그 드라마 같은 이력에 가려 정작 화가의 빛나는 예술 세계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는데요. 노은님 화가의 반세기 예술 여정을 돌아보는 뜻깊은 전시회가 열립니다. 김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힘차게 약동하는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한 화폭.
빈 공간에 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그것대로 또 그림이 됩니다.
나뭇잎인 듯, 물고기인 듯, 천진난만한 표현.
캔버스를 곱게 물들인 색채들의 화음.
그 모든 것의 중심엔 ‘생명’이 있습니다.
가난을 피해 도망치듯 떠나온 고향.
낯선 독일 땅에서 뒤늦게 찾은 재능.
스물일곱, 적지 않은 나이에 미대생이 됐고, 바로 그 대학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정교수가 된 화가 노은님.
동서양의 정신과 기법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유럽 미술계의 찬사를 받습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손 가는 대로 그리는 그림.
하지만 그 속엔 오랜 세월 화가가 겪어야 했던 깊은 고뇌와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노은님/화가/2018년 인터뷰 : "눈에 보이는 게 다 그냥 모이지 않고, 뭔가가 이렇게 다 조화 속에서 같이. 그런 거를 어렸을 적부터 많이 느끼고 봤어요."]
그런 화가에게 자화상과도 같은 이 작품.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 카프카의 소설 ‘변신’과 나란히 프랑스 문학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대학 시절의 낙서 같은 그림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해의 작품까지 화가의 반세기 여정이 담긴 작품 40여 점이 공개됩니다.
[이보름/전시 기획자 : "순수와 자유, 생명으로 대표되는 노은님 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을 좀 했는데요. 그래서 그동안 대중에게 많이 공개되지 않았던 강렬한 인상의 8~90년대 대작들에 한번 집중을 해봤습니다."]
아프리카 여행의 감흥을 쏟아낸 길이 8.5m의 대작을 비롯해 생의 고비마다 화가의 ‘날개’가 되어준 예술, 그 정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이현모/자막제작:임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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