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몰라 119 못 불러요”…문턱 낮춘 외국인 신고 / KBS  2023.04.20.

다문화가정과 이주 노동자, 유학생까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외국인 이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화재나 범죄 피해에도 말이 통하지 않아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런 일이 없도록 전북 119가 10여 개 언어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김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에서 태어나 17년 전 한국에 이민 온 라신영 씨.

처음 밟은 땅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건 말이었습니다.

심하게 아팠던 날도 배를 움켜쥐고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구급차를 부를 생각은 못 했습니다.

[라신영/군산시 문화동 : "아플 때 진짜 너무 불편했어요. 한국말 못 하니까 119에 전화해본 적 없고. 남편하고 시어머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

한국말이 능숙지 않아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없도록, 전북소방본부가 119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통역은 다문화센터 직원과 이주 여성 등 66명으로 꾸려진 봉사단이 맡습니다.

각자 일상 생활을 하다가 119상황실이 도움을 구하면 곧바로 신고자와 함께 3자 통화를 하는 식입니다.

[김향아/119 통역봉사단 봉사자 : "신고 오면 저희는 위치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어떤 상황이 생겼는지 물어보고 침착하게 (대답하라고 합니다.)"]

일부 상황실 대원들의 외국어 능력에만 기댔던 때와 달리, 이제는 베트남어와 캄보디아어까지 모두 12개 언어로 통역이 가능합니다.

[이상일/119 종합상황실 상황관리팀장 : "아태마스터스 대회와 잼버리, 그리고 전라북도에 살고 있는 6만 명의 외국인 주민들에게 사회 기반인 119 서비스 이용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보장을 드리겠습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느는 가운데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 KBS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7657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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