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에 위축된 자유…홍콩 탈출은 현재 진쟁형 / KBS  2023.06.30.




[앵커]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달라진 홍콩의 현실, 보셨는데요.

현장에 다녀 온 이랑 특파원 연결해서 이야기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이랑 특파원!

먼저 홍콩국가보안법, 내용부터 짚어봐야겠습니다.

대체 내용이 어떻길래 홍콩의 변화가 이처럼 빠를 수 있나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이 2019년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놀라 이듬해 전격 제정한 것이 바로 홍콩국가보안법입니다.

중국이 한 국가 두 체제 정책에 따라 자치권을 약속한 홍콩에 특정 법률을 직접 만들어서 시행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국가 분열을 꾀하거나 외국 세력과 결탁을 하는 등의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내용이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홍콩인이 저 같은 외국인 기자와 홍콩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만 해도 때에 따라서는 보안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가 2019년 반정부 시위나 국가보안법을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했습니다.

홍콩기자협회장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론슨 챈/언론인 겸 홍콩기자협회장 : "보안법이 전 세계, 심지어 우주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아시죠? 한국에도 중국대사관이 있잖아요? 그들도 볼수 있죠. 그래서 제 발언을 조심해야 합니다."] [앵커]

사회 전반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심하게 위축된 것 같은데, 다른 분야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당장 오늘만 해도 민주 진영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 시티즌 라디오가 18년 역사를 뒤로하고 방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티즌 라디오 측은 2019년 시위 이후 위험한 상황이 됐다면서 프로그램 출연 섭외가 어려워진 것을 중단 이유로 꼽았습니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그동안 여러 민주 진영 인사들이 출연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체포됐습니다.

현재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도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5월 홍콩 제2 야당인 공민당은 창당 17년 만에 해산했습니다.

민주 진영에서는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홍콩의 의회격인 입법회 의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홍콩 민주 진영과 서방에서는 이 법이 반대파 목소리를 잠재우는 무소불위의 법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3년 사이 모든 자유가 이처럼 크게 위축되다보니 홍콩을 떠나겠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으로 이민을 하기로 결정한 한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카리 쿽/이민 예정 홍콩인 부부 : "일하는 분위기, 사람들의 행복감, 일에 대한 열정이 전과는 달라졌어요."]

[마이클 퐁/이민 예정 홍콩인 부부 : "(홍콩은) 이미 위태위태하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사실 발전의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앵커]

실제 홍콩을 떠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네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뒤 통계상 수십만 명이 홍콩을 떠났습니다.

홍콩의 인구는 2019년 750만 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733만여 명으로 줄었는데요.

이른바 ‘헥시트'(HONGKONG+EXIT), 홍콩 탈출이 벌어진 탓으로 분석됩니다.

이민 알선 회사 직원의 말입니다.

[윙 응/이민 알선 회사 선임고문 : "(이민을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는 아이의 교육과 그들의 미래 발전입니다. 대다수가 30대에서 40대의 가정이에요."]

홍콩의 자치 기한은 아직 24년이나 남았지만, 홍콩의 중국화가 진행되면서 개방적 국제도시 홍콩의 모습은 빠르게 지워져 가고 있습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제작:김지훈/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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